정규리그 6위의 반란,
KCC 이지스가 KBL 역사를 다시 쓴 날
가장 낮은 곳에서 올라온 팀이 가장 높은 자리에 섰습니다. 2025-2026 시즌, 부산 KCC 이지스의 우승은 스포츠가 왜 끝까지 봐야 하는 장르인지를 다시 한번 증명해냈습니다.
출처: 국민일보
농구는 40분짜리 게임이 아니라, 봄이 오는 계절의 게임입니다. 정규 시즌의 성적표가 아무리 초라해도 플레이오프라는 무대가 열리는 순간, 숫자와 순위는 하나의 참고 자료로 전락하고 맙니다. 2025-2026 한국프로농구(KBL) 시즌의 결말은 그 사실을 가장 극적인 방식으로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부산 KCC 이지스는 정규리그 6위로 마감한 팀이었습니다. 리그 막판까지 플레이오프 진출 자체가 불확실했던 팀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팀이 KBL 역사상 최초로 정규리그 6위에서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 올렸습니다.
2026년 5월 13일 밤, 경기도 고양시 고양 소노 아레나. KCC는 고양 소노 스카이거너스를 76-68로 꺾으며 챔피언결정전 5차전의 마지막 버저를 울렸습니다. 시리즈 전적 4승 1패. 7전 4선승제의 챔피언결정전을 단 5경기 만에 종결 지으며 KCC는 구단 통산 7번째 우승컵을 부산으로 가져갔습니다. 울산 현대모비스와 함께 KBL 역대 최다 우승 공동 1위에 오른 날이었습니다.
출처: 쿠키뉴스
정규리그 순위표는 봄이 오면 하나의 서론으로만 남습니다. KCC는 그 서론이 얼마나 허구적일 수 있는지를, 몸으로 증명한 팀입니다.
슈퍼팀의 역설 — 왜 그들은 6위였는가
시즌 개막 전부터 KCC는 리그 최강의 전력을 갖춘 팀으로 주목받았습니다. 팀의 간판 허웅을 주축으로, 그의 친동생이자 리그 정상급 가드인 허훈이 수원 kt 소닉붐을 떠나 KCC에 합류하면서 이른바 '슈퍼팀'의 라인업이 완성되었습니다. 여기에 최준용과 송교창, 그리고 외국인 선수 MVP 출신 숀 롱까지 더해지며 국가대표급 로스터를 꾸렸습니다. 어느 매체도 KCC의 우승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막상 시즌이 개막하자 기대와 현실 사이에는 예상치 못한 균열이 생겼습니다. 비시즌 훈련 도중 종아리 부상을 입은 허훈이 개막부터 결장하면서 KCC의 공격 체계는 처음부터 삐걱거렸습니다. 부상 변수는 시즌 내내 팀을 따라다녔고, '건강한 완전체'의 KCC를 보는 것은 정규리그 내내 팬들에게 주어지지 않은 사치였습니다. 최강의 전력이 최적의 상태로 가동되지 못한 채 시즌이 흘러갔고, KCC는 6위라는 다소 초라한 성적표를 손에 쥔 채 봄을 맞이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이 과정이 KCC의 우승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드는 맥락이 되었습니다. 정규리그 내내 팀이 겪어낸 시행착오와 부상의 터널은, 플레이오프라는 단기전 무대에서 완전히 다른 밀도로 응축되었습니다. 몸이 돌아왔을 때, 그들은 정말로 달랐습니다.
출처: 뉴스1
봄이 되자 달라진 팀 — 플레이오프의 KCC
- 6강 플레이오프 - 정규리그 3위 원주 DB 프로미를 상대로 3연승을 거두며 완파했습니다. 단 한 경기도 내주지 않은 완벽한 스윕으로 4강행을 확정 지었습니다.
- 4강 플레이오프 - 정규 시즌 상대 전적 1승 5패로 압도적으로 밀렸던 안양 정관장 레드부스터스를 3승 1패로 제압했습니다. KBL 역사상 최초의 6위 팀 챔피언결정전 진출이라는 기록이 이 순간 탄생했습니다.
- 챔피언결정전 - 창단 첫 플레이오프에서 6전 전승이라는 파죽지세로 올라온 고양 소노 스카이거너스를 4승 1패로 꺾고 우승을 확정했습니다. 정규리그 우승팀과 2위 팀이 모두 4강에서 탈락한 시즌, 진정한 봄의 왕자를 가리는 싸움에서 KCC가 최후의 승자가 되었습니다.
플레이오프 12경기 동안 KCC의 평균 득점은 86.7점이었습니다. 정규리그에서도 압도적인 공격 1위(평균 83.1점)였던 팀이 포스트시즌에 들어서자 화력을 더욱 끌어올렸습니다. 야투 성공률은 49.6%, 리바운드 평균 37.1개로 플레이오프 진출팀 중 가장 돋보이는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건강한 KCC는 누구도 막을 수 없는 팀이었습니다.
c출처: 부산 KCC 이지스 프로농구단
허훈이라는 이름 — MVP가 완성한 삼부자 신화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 트로피는 허훈에게 돌아갔습니다. 5경기 평균 38분을 소화하며 15.2점, 9.8어시스트, 4.4리바운드를 기록한 허훈은 공격의 중심이자 수비의 장벽으로 시리즈를 지배했습니다. 이 수상은 단순한 개인 기록을 넘어 한국 농구사에 새로운 페이지를 추가하는 사건이었습니다.
허재 전 감독은 1997-1998 시즌에 플레이오프 MVP를 수상했습니다. 그의 장남 허웅은 2023-2024 시즌에 같은 트로피를 품에 안았습니다. 그리고 이번 시즌, 차남 허훈이 그 계보를 이었습니다. KBL 역사상 최초의 삼부자(三父子) MVP. 어떤 기록도 이것만큼 농구와 가족의 이야기를 동시에 품고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허훈이 "어머니께서 짐승 세 마리를 키워내시느라 정말 고생하셨다"고 농담을 던지자, 형 허웅이 "샴페인에 취했냐, 아들 세 명"이라며 당황스럽게 정정한 장면은, 이날 밤의 분위기를 가장 인간적으로 포착한 한 컷이었습니다.
허재에서 허웅으로, 허웅에서 허훈으로 이어진 MVP의 계보는 단순한 농구 기록이 아닙니다. 한 가족이 한 종목에 바친 시간의 총합이 트로피 하나에 담겼습니다.
출처: 부산 KCC 이지스 프로농구단
이상민 감독의 귀환 — 선수·코치·감독으로 완성한 우승의 삼각형
이번 우승에서 이상민 감독의 존재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는 지휘봉을 잡기 전, 이미 이 팀과 오랜 역사를 공유하고 있었습니다. KCC의 전신 현대 시절부터 현역 선수로 세 차례 우승을 경험했고, 2023-2024 시즌에는 코치 자격으로 챔피언 반지를 손에 넣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시즌, 전창진 전 감독의 사임 이후 수장 자리를 이어받아 마침내 감독으로서도 정상에 섰습니다.
선수로, 코치로, 감독으로 모두 우승을 경험한 것은 KBL 역사에서도 극히 드문 사례입니다. 단 그는 선수 시절의 우승을 모두 같은 구단에서 이룬 유일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한 팀에 대한 충성과 헌신이 이렇게 오랜 시간을 걸쳐 결실로 돌아오는 서사는, 그 자체로 충분히 감동적입니다.
출처: 연합뉴스
사직구장이 1만을 품은 날 — 부산 농구의 부활
경기장 바깥의 이야기도 이 우승의 온도를 구성하는 중요한 성분입니다. 챔피언결정전 내내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은 연속 1만 관중을 기록했습니다. 이것이 얼마나 특별한 일인지는 최근 몇 년간의 KBL 흥행 역사를 들여다보면 분명해집니다. 2023년 8월 KCC가 부산으로 연고지를 이전한 이후, 부산시는 홈구장 개선에 공을 들였습니다. 경기장 바닥 교체, 신형 전광판 설치, 가변 좌석 정비, 편의시설 확충 등이 이루어지며 관람 환경이 달라졌고, 팬들도 뜨겁게 반응했습니다.
더불어 이번 시즌 KCC에 합류한 허훈을 중심으로 형성된 '허웅·허훈 형제 케미'는 팬들에게 새로운 서사를 선물했습니다. 리그 최정상급 선수 두 명이 형제라는 이름 아래 같은 유니폼을 입는 장면은, 소셜미디어와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퍼져나갔습니다. 경기력이 올라가자 관심도가 함께 올라갔고, 플레이오프 흥행은 부산 농구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밝히는 신호탄이 되었습니다.
출처: KBL
리그 최초의 5위 우승, 그리고 6위 우승 — KCC라는 반복되는 기적
2023-2024 시즌, KCC는 정규리그 5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챔피언에 올랐습니다. 당시 그것은 KBL 사상 최초의 5위 팀 우승이었습니다. 그리고 불과 2년 만에 KCC는 이번엔 6위로 같은 기적을 반복했습니다. 어떤 팀이 역사상 최초의 5위 우승을 이루고 2년 뒤에 역사상 최초의 6위 우승까지 달성하는 것인지,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이건 우연이 아닙니다. KCC라는 팀의 DNA가 바로 그 지점에 있다는 뜻입니다.
단기전에서 강한 팀. 집중력을 잃지 않는 선수들. 부상과 기복의 정규리그를 버텨낸 후 가장 중요한 순간에 완전체로 결집하는 능력. 이 팀이 왜 슈퍼팀으로 불리는지는 화려한 로스터 때문만이 아닙니다. 무엇보다 그들은 매 순간 이겨야 할 때 이기는 방법을 알고 있는 팀입니다.
KBL 사상 최초로 5위 팀 우승과 6위 팀 우승이 모두 같은 구단에서 나왔다는 사실은, 한국 프로농구 역사의 각주가 아니라 본문에 기록될 내용입니다. 부산 KCC 이지스, 2025-2026 시즌의 챔피언. 그들은 봄이 되면 다른 팀이 된다는 것을 이제 누구도 의심하지 않습니다.
Editor's Note
스포츠를 다루면서 늘 염두에 두는 질문이 있습니다. 승부의 결과가 곧 이야기인가, 아니면 결과에 이르는 과정이 이야기인가. KCC 이지스의 이번 우승은 그 두 가지가 완벽하게 겹친 드문 케이스입니다. 허재에서 시작된 가족의 농구는 허훈의 MVP 트로피로 한 챕터를 마무리했고, 정규리그 내내 부상과 부침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은 팀은 봄이 오자 맹수로 돌아왔습니다. 이상민 감독이 선수·코치·감독으로 같은 팀에서 모두 우승하는 장면은, 한 사람이 한 종목에 바친 생애의 무게를 보여줍니다. 6위 팀의 우승이 단순한 이변이 아닌 이유는 그 안에 이토록 많은 이야기들이 겹겹이 쌓여 있기 때문입니다. 수치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 코트 위에서는 가끔 가장 명확한 형태로 표현됩니다. 그것이 우리가 스포츠를 끝까지 보는 이유입니다.
#엔엑스스퀘어 #엔엑스매거진 #플레이 #라이프스타일 #KCC이지스 #KBL챔피언 #부산KCC #허훈MVP #허웅허훈 #삼부자MVP #KBL우승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이상민감독
정규리그 6위의 반란,
KCC 이지스가 KBL 역사를 다시 쓴 날
가장 낮은 곳에서 올라온 팀이 가장 높은 자리에 섰습니다. 2025-2026 시즌, 부산 KCC 이지스의 우승은 스포츠가 왜 끝까지 봐야 하는 장르인지를 다시 한번 증명해냈습니다.
농구는 40분짜리 게임이 아니라, 봄이 오는 계절의 게임입니다. 정규 시즌의 성적표가 아무리 초라해도 플레이오프라는 무대가 열리는 순간, 숫자와 순위는 하나의 참고 자료로 전락하고 맙니다. 2025-2026 한국프로농구(KBL) 시즌의 결말은 그 사실을 가장 극적인 방식으로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부산 KCC 이지스는 정규리그 6위로 마감한 팀이었습니다. 리그 막판까지 플레이오프 진출 자체가 불확실했던 팀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팀이 KBL 역사상 최초로 정규리그 6위에서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 올렸습니다.
2026년 5월 13일 밤, 경기도 고양시 고양 소노 아레나. KCC는 고양 소노 스카이거너스를 76-68로 꺾으며 챔피언결정전 5차전의 마지막 버저를 울렸습니다. 시리즈 전적 4승 1패. 7전 4선승제의 챔피언결정전을 단 5경기 만에 종결 지으며 KCC는 구단 통산 7번째 우승컵을 부산으로 가져갔습니다. 울산 현대모비스와 함께 KBL 역대 최다 우승 공동 1위에 오른 날이었습니다.
정규리그 순위표는 봄이 오면 하나의 서론으로만 남습니다. KCC는 그 서론이 얼마나 허구적일 수 있는지를, 몸으로 증명한 팀입니다.
시즌 개막 전부터 KCC는 리그 최강의 전력을 갖춘 팀으로 주목받았습니다. 팀의 간판 허웅을 주축으로, 그의 친동생이자 리그 정상급 가드인 허훈이 수원 kt 소닉붐을 떠나 KCC에 합류하면서 이른바 '슈퍼팀'의 라인업이 완성되었습니다. 여기에 최준용과 송교창, 그리고 외국인 선수 MVP 출신 숀 롱까지 더해지며 국가대표급 로스터를 꾸렸습니다. 어느 매체도 KCC의 우승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막상 시즌이 개막하자 기대와 현실 사이에는 예상치 못한 균열이 생겼습니다. 비시즌 훈련 도중 종아리 부상을 입은 허훈이 개막부터 결장하면서 KCC의 공격 체계는 처음부터 삐걱거렸습니다. 부상 변수는 시즌 내내 팀을 따라다녔고, '건강한 완전체'의 KCC를 보는 것은 정규리그 내내 팬들에게 주어지지 않은 사치였습니다. 최강의 전력이 최적의 상태로 가동되지 못한 채 시즌이 흘러갔고, KCC는 6위라는 다소 초라한 성적표를 손에 쥔 채 봄을 맞이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이 과정이 KCC의 우승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드는 맥락이 되었습니다. 정규리그 내내 팀이 겪어낸 시행착오와 부상의 터널은, 플레이오프라는 단기전 무대에서 완전히 다른 밀도로 응축되었습니다. 몸이 돌아왔을 때, 그들은 정말로 달랐습니다.
플레이오프 12경기 동안 KCC의 평균 득점은 86.7점이었습니다. 정규리그에서도 압도적인 공격 1위(평균 83.1점)였던 팀이 포스트시즌에 들어서자 화력을 더욱 끌어올렸습니다. 야투 성공률은 49.6%, 리바운드 평균 37.1개로 플레이오프 진출팀 중 가장 돋보이는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건강한 KCC는 누구도 막을 수 없는 팀이었습니다.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 트로피는 허훈에게 돌아갔습니다. 5경기 평균 38분을 소화하며 15.2점, 9.8어시스트, 4.4리바운드를 기록한 허훈은 공격의 중심이자 수비의 장벽으로 시리즈를 지배했습니다. 이 수상은 단순한 개인 기록을 넘어 한국 농구사에 새로운 페이지를 추가하는 사건이었습니다.
허재 전 감독은 1997-1998 시즌에 플레이오프 MVP를 수상했습니다. 그의 장남 허웅은 2023-2024 시즌에 같은 트로피를 품에 안았습니다. 그리고 이번 시즌, 차남 허훈이 그 계보를 이었습니다. KBL 역사상 최초의 삼부자(三父子) MVP. 어떤 기록도 이것만큼 농구와 가족의 이야기를 동시에 품고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허훈이 "어머니께서 짐승 세 마리를 키워내시느라 정말 고생하셨다"고 농담을 던지자, 형 허웅이 "샴페인에 취했냐, 아들 세 명"이라며 당황스럽게 정정한 장면은, 이날 밤의 분위기를 가장 인간적으로 포착한 한 컷이었습니다.
허재에서 허웅으로, 허웅에서 허훈으로 이어진 MVP의 계보는 단순한 농구 기록이 아닙니다. 한 가족이 한 종목에 바친 시간의 총합이 트로피 하나에 담겼습니다.
이번 우승에서 이상민 감독의 존재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는 지휘봉을 잡기 전, 이미 이 팀과 오랜 역사를 공유하고 있었습니다. KCC의 전신 현대 시절부터 현역 선수로 세 차례 우승을 경험했고, 2023-2024 시즌에는 코치 자격으로 챔피언 반지를 손에 넣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시즌, 전창진 전 감독의 사임 이후 수장 자리를 이어받아 마침내 감독으로서도 정상에 섰습니다.
선수로, 코치로, 감독으로 모두 우승을 경험한 것은 KBL 역사에서도 극히 드문 사례입니다. 단 그는 선수 시절의 우승을 모두 같은 구단에서 이룬 유일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한 팀에 대한 충성과 헌신이 이렇게 오랜 시간을 걸쳐 결실로 돌아오는 서사는, 그 자체로 충분히 감동적입니다.
경기장 바깥의 이야기도 이 우승의 온도를 구성하는 중요한 성분입니다. 챔피언결정전 내내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은 연속 1만 관중을 기록했습니다. 이것이 얼마나 특별한 일인지는 최근 몇 년간의 KBL 흥행 역사를 들여다보면 분명해집니다. 2023년 8월 KCC가 부산으로 연고지를 이전한 이후, 부산시는 홈구장 개선에 공을 들였습니다. 경기장 바닥 교체, 신형 전광판 설치, 가변 좌석 정비, 편의시설 확충 등이 이루어지며 관람 환경이 달라졌고, 팬들도 뜨겁게 반응했습니다.
더불어 이번 시즌 KCC에 합류한 허훈을 중심으로 형성된 '허웅·허훈 형제 케미'는 팬들에게 새로운 서사를 선물했습니다. 리그 최정상급 선수 두 명이 형제라는 이름 아래 같은 유니폼을 입는 장면은, 소셜미디어와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퍼져나갔습니다. 경기력이 올라가자 관심도가 함께 올라갔고, 플레이오프 흥행은 부산 농구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밝히는 신호탄이 되었습니다.
2023-2024 시즌, KCC는 정규리그 5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챔피언에 올랐습니다. 당시 그것은 KBL 사상 최초의 5위 팀 우승이었습니다. 그리고 불과 2년 만에 KCC는 이번엔 6위로 같은 기적을 반복했습니다. 어떤 팀이 역사상 최초의 5위 우승을 이루고 2년 뒤에 역사상 최초의 6위 우승까지 달성하는 것인지,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이건 우연이 아닙니다. KCC라는 팀의 DNA가 바로 그 지점에 있다는 뜻입니다.
단기전에서 강한 팀. 집중력을 잃지 않는 선수들. 부상과 기복의 정규리그를 버텨낸 후 가장 중요한 순간에 완전체로 결집하는 능력. 이 팀이 왜 슈퍼팀으로 불리는지는 화려한 로스터 때문만이 아닙니다. 무엇보다 그들은 매 순간 이겨야 할 때 이기는 방법을 알고 있는 팀입니다.
KBL 사상 최초로 5위 팀 우승과 6위 팀 우승이 모두 같은 구단에서 나왔다는 사실은, 한국 프로농구 역사의 각주가 아니라 본문에 기록될 내용입니다. 부산 KCC 이지스, 2025-2026 시즌의 챔피언. 그들은 봄이 되면 다른 팀이 된다는 것을 이제 누구도 의심하지 않습니다.
Editor's Note
스포츠를 다루면서 늘 염두에 두는 질문이 있습니다. 승부의 결과가 곧 이야기인가, 아니면 결과에 이르는 과정이 이야기인가. KCC 이지스의 이번 우승은 그 두 가지가 완벽하게 겹친 드문 케이스입니다. 허재에서 시작된 가족의 농구는 허훈의 MVP 트로피로 한 챕터를 마무리했고, 정규리그 내내 부상과 부침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은 팀은 봄이 오자 맹수로 돌아왔습니다. 이상민 감독이 선수·코치·감독으로 같은 팀에서 모두 우승하는 장면은, 한 사람이 한 종목에 바친 생애의 무게를 보여줍니다. 6위 팀의 우승이 단순한 이변이 아닌 이유는 그 안에 이토록 많은 이야기들이 겹겹이 쌓여 있기 때문입니다. 수치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 코트 위에서는 가끔 가장 명확한 형태로 표현됩니다. 그것이 우리가 스포츠를 끝까지 보는 이유입니다.
#엔엑스스퀘어 #엔엑스매거진 #플레이 #라이프스타일 #KCC이지스 #KBL챔피언 #부산KCC #허훈MVP #허웅허훈 #삼부자MVP #KBL우승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이상민감독